인터뷰2009. 2. 21. 11:42

‘모두를 위한 미술’ Artpoli(www.artpoli.com)에서는 많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Artpoli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어떤 생각과 지향점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12일에 Artpoli는 ‘20대 여성들의 일상’을 주로 그리는 신진작가인 김수경 작가와 약 2시간여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영철(이하 카즈): 안녕하세요-

김수경(이하 경경): 네. 안녕하세요?

카즈: 저는 아트폴리에서 홍보/마케팅 업무 전반을 대행하고 있는 고마시의 대표를 맡고 있는 고영철이라고 합니다. 오늘 인터뷰는 몇 가지 기본질문과 더불어 제가 궁금한 사항을 여쭈어보는 것으로 진행할까 합니다. 우선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김수경 작가

경경: 네, 저는 현재 서울산업대학교 조형예술학과4학년에 재학중이고요. 1986년 생입니다. 울산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쳤고, 2008년 8월 아시아프, 2009년 9월에는 분당 순수 갤러리 젊은 작가 4인전 그리고 올해 2월 초에는 서울미술관에서 미술대전입상자 단체전에 참여했어요.

카즈:  그러면 미술대전에도 입상을 하셨던 건가요? 86년생이시면 아직 나이가 많다고 할 수 없는데 벌써부터 경력이 많으시네요. 사실 본격적인 활동 1년 만에 3번의 전시회와 더불어 미술대전 입상은 쉽지 않았을텐데요?

경경: 아니예요. 작업은 2008년도에부터 거의 시작을 했고, 그때부터의 경력이 전부에요..^^;;

카즈:  처음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경경: 아무래도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거 같아요. 저의 어머니가 울산예고 미술선생님이셨거든요. 그래서 어머니가 저를 미술쪽으로 진학하시키고 싶어하셨구요.

카즈: 그러면 어릴 때부터 계속 미술공부를 하셨던 건가요?

경경: 네.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학원을 계속 다녔고, 어머니와 함께 전시도 이것저것 많이 보러다녔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저도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같아요.

카즈: 그냥 미술학원을 다니고 전시를 본다고 해서 작가의 길을 결심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김영희 작가님의 닥종이 인형

경경: 네. 김영희 작가님이라고, 닥종이 인형을 만드시는 분이 있는데 그 선생님의 전시 영향이 가장 컸던것 같아요. 중학교 때인가? 그 선생님의 전시회를 보러갔는데 닥종이 작품에 완전히 반했죠. 그래서 사실 저도 처음에는 공예쪽을 하고 싶어했구요. 대학도 공예과를 갈 생각을 했었어요. 지금도 만드는 작업을 더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하고도 있어요.

카즈: 그러면 지난 3번의 전시에 출품한 작품도 회화 보다는 설치쪽이었나요?

경경: 전시는 다 회화였어요. 제사 다니는 과가 회화과이다 보니 아무래도 작업량이나 성향이 회화쪽으로 맞춰지더라고요. 아무래도 아직 학생이다 보니 학교에서 진행하는 작업이 대부분이기도 하고요.
카즈: 그러면 회화 작업을 하실 때 주로 어떤 재료나 기법을 선호하시나요?

경경: 저는 동양화 물감을 쓰지만 그렇다고 동향화 기법을 따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카즈: 제가 아는 작가분 중에 얼마 전에 <blooming twenites>라는 전시를 함께했던 이단아라는 작가분이 있거든요. 경경님의 작품이 처음 봤을때 그 분의 작품이랑 비슷하더군요. 그래서 어떤 스타일로 작업을 하시는지 궁금했어요. (이단아 작가 소개:
http://gomasi.com/tc/entry/vialee)

경경: 정말요? 네, 저랑 느낌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작품에서 여자를 소재로 다루거든요. 특히 저를요. 제 그림 속의 모델은 전부 저에요. 근데 그렇다고 저를 닮게 그리지는 않아요.

카즈: 굳이 스스로를 그림에 모델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여성’을 모델로 한다면 다른 친구나 모델이 되어줄 사람은 많을텐데요?

경경: 일차적인 이유는 제가 원하는 포즈나 표정을 남에게 시키는 것보다 제가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더라구요. 게다가 모델비도 안 들고요...ㅋㅋ 그리고 제가 그리는 그림 속의 여자. 그 여자 또한 저이기도 해요.

카즈: 마지막 말이 잘 이해가 안되는대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이신거죠?

경경: 음. 제가 처음에 여자라는 소재를 다루고 그림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데서 시작된 것이기도 해요.

카즈: 일상을 말씀하시는건가요?

경경: 음.. 제가 매일 같이 하는 일상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어느 날 들었거든요. 예를 들면 제가 매일 외출 후 돌아와서 화장을 지우고 세수를 하고 또 다음날 아침에는 또 외출을 위해서 화장을 하는. 제가 하는 일상이 여느 여자가 하는 일상이구요.  

그리고 거기에서 조금씩 더 발전 되서 어느 날에는  제가 꾸는 꿈, 몽상같은 것을 을 그려보기도 하고…저의 화장대.. 또는 제 침실… 원룸 방.. 이런 것을 그려보기도 했는데 그게 곧 보통 여자들의 이야기가 되더라구요. 저의 일상이 생각해 보니 또래 다른 여성들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거죠.

she.. 

카즈:  그렇군요. 개인적으로 저도 경경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보면서 제가 여자는 아니지만 20대로써 뭔가 공유하는 지점들을 많이 작품에서 본 것 같았어요. 그런데 혹시 아트폴리 말고도 다른 갤러리를 통해 이미 작품을 판매해 보신건가요?

경경: 네. 아시아프에 참여해서 판매한 것이 처음이었고요. 이후 아시아프에 제 그림을 좋게 봐주신 갤러리에서 9월에 전시를 했는데, 그때도 판매를 했었어요.

카즈: 그런데 이미 오프라인에서 작품을 판매해봤던 작가들은 대부분 계속 해당 갤러리를 통해서 활동하지 별도로 온라인 전시나 판매를 잘 안하지 않나요? Artpoli를 알게되고, 그 곳에서 작품을 판매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으신가요?

경경: 음. 솔직히 아트폴리 대표분이 가지고 계시는 미술에 대한 생각이나.. 미술판매에 대한 생각이 조금 더 좋았어요~

저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그냥 제가 그리고 싶을 때 그리고, 제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리고 싶거든요. 또 제가 그린 그림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싶구데, 갤러리는 좀 너무 많은 것을 바라시더라구요.

카즈: 그러면 별도로 전속 작가 계약이나 입주 작가 제안 같은 것도 이미 받아 보신 적 있으신가요?

경경: 네, 있었는데 그 조건도 제가 하기엔 부담스러웠어요. 아직 그걸 감당할 수있을 정도로 제가 실력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았구요. 현재는 저를 더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지 어떤 진출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 같아요.

카즈: 이야기가 다소 무거워졌네요. 그렇다면 약간 무거워진 분위기를 돌리는 차원에서 혹시 처음에 말씀하셨던 닥종이 인형을 만드시는 김영희 작가님의 작품이  어떤 의미에서 경경 작가님이 미술에 빠져드는 동기가 되었나요?

경경: 저는 닥종이 인형들의 표정에 반했어요. 인형 하나 하나가 예쁜 것은 아닌데 신기하게 하나한 표정이 살아있는 거예요. 만화책을 읽고 읽는 인형은 정말 만화책 삼매경에 빠진 듯한 표정이었고, 똥을 싸고 있는 인형 표정도 정말 웃겼어요. 아직도 생각나요. 정말 하느님이 흙으로 사람을 빚어낸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을까 하고요. 그때 만난 수많은 인형들의 다양한 표정이 제게는 아직도 큰 감동으로 남아있어요. 그리고 저도 제 손끝으로 무엇을 빚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도 되었구요.

카즈: 그렇다면 김영희 작가님을 제외하고 경경 작가님이 좋아하는 다른 작가를 꼽으라면 누가 있을까요?

경경: 저는 에곤 쉴레를 가장 좋아해요 ^^

카즈: 에곤 쉴레는 저도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명인데, 경경 작가님이 작업을 하시면서 좋아하는 작가로부터 받는 영향이 느껴질 때가 있나요?

경경: 네. 제가 밑그림을 그릴 때 항상 느껴지는 편이에요. 완성된 그림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스케치를 할 때 특히 사람의 신체를 그릴 때 쉴레의 그림을 떠올리면서 그려요. 의시적으로 그런다기 보다는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카즈: 그렇군요. 혹시 평소에 다른 작가들의 전시회도 많이 가보시는 편인가요?

경경: 네, 인사동에 자주 가니까. 갈 때마다 열리고 있는 전시를 둘러보는 편이에요. 그 외에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 분이 전시를 하면 찾아가서 보구요. 아 물론 회화 뿐만이 아니라 영상, 설치, 사진까지 보는 것은 다 좋아해요.

카즈: 그렇다면 현재 회화 작업 이외에도 다른 작업도 혼자 하시는 것이 있으신가요?

경경: 회화 외에 그냥 이것저것 시도해보거나 집에서 끄적거리는 것은 많은데… 딱히 작업이라고 까지 할 수 있는 작품은 없는 것 같아요.

카즈: 끄적거린다는 것은. 일종의 드로잉 작업이나 이런 것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경경: 네. 드로잉이나 아니면 미니어처로 자그만하게 만드는 것들이죠. 저는 자그마하게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카즈: 그렇다면 드로잉 작품이나 미니어처들도 향후에 아트폴리를 통해 판매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경경: 저야 기회가 된다면 하고는 싶죠. 하지만 아직 너무 미흡한 수준이라서요. 지금의 작업들이 조금 더 구축이 되면 언제든지 판매는 하고 싶어요.

카즈: 평소에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시나요? 별도로 취미생활로 즐기는 것이 있으신가요?

경경: 저는 운동을 좋아해요. 요가도 하고, 트랙킹이나 마라톤을 하는 것도 좋아해요.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아하구요.

카즈: 트랙킹과 마라톤이 취미라니 뜻밖의 대답이네요.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시나봐요?

경경: 제가 취미를 밝히면 다들 그러시더라구요. 건강에 신경쓴다기 보다는 그냥 운동 하는 것을 좋아해요. 얼마전에는 네팔로 희말라야 트랙킹도 한달간 다녀왔어요.

카즈: 전 동네 뒷산도 안 오르는데 희말라야 트랙킹이라니 놀랍네요. 그렇다면 혹시 음악이나 책, 영화도 즐기는 편이신가요?

경경: 사실 전 좀 특이한 것 같아요. 미술을 한다는 다른 작가분들은 음악도 같이 좋아하기 마련인데, 전 음악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특별이 음악을 즐겨듣는 편도 아니구요. 책은 소설보다는 시집이나 간단한 작가 에세이 같은 것을 좋아해요. 영화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해요.

카즈: 경경님이 보신 최고의 영화를 뽑는다면 어떤 영화가 있을까요?

경경: 우선 <인생은 아름다워>를 꼽고 싶네요. 유대인 학살이라는 정말 비극적이 슬픈 역사 속에서의 부부의 사랑도 더욱 애틋한 감동이였고요. 또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도 정말 잊을 수가 없는 감동이였던거 같아요. 사실 제가 유난히 유대인 이야기를 다룬 책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카즈: 유대인에 대한 영화와 책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경경:  제가 어릴 때 아트슈피겔만의 <쥐>라는 만화책을 봤어요. 또 <안네의 일기>도 봤는데 그 두 개의 책이 모두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어린 나이에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이후로도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찾아서 보게된 것 같구요.

카즈: 그렇다면 가장 최근에 본 영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으라면 어떤 영화를 꼽으시겠어요?

경경: 최근에 본 영화중에는 <맘마미아>와 <워낭소리>가 좋았던 것 같아요. <워낭소리>는 정말 기대를 많이 하고 봤는데 기대이상으로 감동적이었어요.

카즈: 네 저도 <워낭소리>에서 본 소의 그 눈망울이 쉽게 안 잊혀지더라구요. 혹시 네팔로 다녀온 히말라야 트랙킹 이야기도 해주실 수 있나요? 한달간을 혼자 가신 건가요?

경경: 여행이요? 친한 언니와 둘이서 다녀왔어요. 네팔을 가기 전에 인도를 들렀구요.

카즈: 혹시 여행에서 얻은 경험들도 작품으로 그릴 생각이신가요? 꼭 그리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미리 알려주실 수 있나요?

경경: 여행에서 본 것들 중에 제가 그리고 싶은 것은 여행지에서 만난 현지 여인들의 모습인것 같아요. 특히 인도에서 만난 인도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들이 계속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카즈: 경경 작가님이 인도 여인들의 모습이 독특했나요?

경경: 독특하다기 보다는 강가에서 목욕을 하고 나오는 여인을 봤는데 뭔가 모르게 상당히 매력적이었어요. 가늘고 마른 몸에 주황색 천을 두르고 나오는 여인의 모습이 묘한 매력이 있더라구요.

카즈: 간단하게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이런 저런 질문을 하다보니 1시간이 넘게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3가지 질문을 더 드릴께요. 괜찮으신가요?

경경: 네~^^

카즈: 첫 번째는 경경 작가님에게 ‘미술’이란 무엇인가요?

경경: 음…. 대학을 갓 입학했을 때 까지만 해도… 미술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 내가 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즐거운 것이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거기에 플러스 생활인 것 같아요 그리고 남자친구 같은 존재? 엄청 속 썩이다가도 즐겁고. 뭐 그런거? 

카즈: 옆에 남자친구 분이 안게신가 보군요. 두번째 질문은 아트폴리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경경: 음.. 더 많은 홍보와 활동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아트폴리를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트폴 리가 미술을 잘 모르는 일반 사람들도 쉽게 미술을 만날 수 있고 미술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카즈: 그 부분에서는 저도 앞으로 노력을 해야겠네요.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으로 아트폴리를 찾는 일반 네티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경경: 미술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영화보고 밥 사먹는 데는 돈 아까워하지 않는데, 미술 전시를 본다거나 미술품 구매하는 돈은 아까워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카즈: 네 아무래도 그렇죠.

경경: 하지만 아트폴리 같은 경우에는 작품 포스터 같은 것으로 좀 더 경제적인 방법으로 미술품을 가질 수 있는 대안도 제시하잖아요. 다른 분들이 아트폴리를 통해서 미술을 절대 사치나 자신과 상관없는 분야로 생각하지 않고 보다 친숙해 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중들의 관심이 있어야 작가도 힘이 나서 더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으니까요.

경경 작가의 작품 포트폴리오 보러가기:
http://www.artpoli.com/member/libd/portfolio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